비가 내립니다 / 전현숙

비가 내립니다 / 전현숙

 

 

비가 내립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립니다

뒤엉켜 있는 슬픔들이

말갛게 씻겨 나가길 바라면서

한없이 서서 바라봅니다

 

가슴이 심하게 아파옵니다

아니 명치 끝이 너무나 저립니다

그저 당신이 너무 보고싶어

당신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은데

파고드는 빗소리만 가슴에 멍하니 담습니다

 

저 빗물처럼 영혼이 다 흩어질 것만 같습니다

차가운 밤기운이 살갗에 닿으며

더욱 고독하게 만듭니다

이럴때 커피 같은 당신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온 몸은 굳어져 가는 것 같은데

숨 죽인 영혼은 더 맑아옴을 느낍니다

푸른 어둠 속에서

언 손등으로 눈가를 훔칩니다

목구멍으로 자꾸만 무언가가 흘러들어갑니다

 

빗소리는 벌써 멈춘듯 한데

가슴을 옥죄는 그리움은 울음을 터뜨린 채

멈출 줄을 모릅니다

보고싶습니다

당신의 향기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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