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선물합니다 -詩 김설하

좋은 시/김설하님 시 2009.03.03 11:16

봄을 선물합니다 -詩 김설하


일상을 알리는 알람소리
간밤 헤매던 꿈 지우면
눈두덩 비비며 느리게 일어나
창밖 서서히 밝아오는 세상을 맞이합니다

사랑표시 그려진 종이컵
오랜만에 먹빛 커피 채우곤
살가운 봄바람 걸치러 나서는 길
새벽운동 나온 부지런한 사람들
싱그러운 미소 얻을까요
텃밭 북데기 속 봄동 파랗게 웃으면
유년의 아득한 추억 건질까요
안개 휘감긴 강 쪽 거기께
은근한 그리움 드리워도 좋겠어요

붉게 피어오르는 동녘
골목 저 끝까지 어둠 달아나고
걸음마다 따라붙는 기척
옆구리 간질이는 이 기척 무엇인가요
그래요, 봄이랬어요
자꾸만 머리칼 쓰다듬고 목덜미 더듬잖아요
앙큼하게 허리 휘감으며 말을 거네요

줄어드는 커피 대신
살랑살랑 봄바람 담기는 소리
폭삭해진 흙 살찌는 소리
만물 소생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
당신께 선물합니다
쉿,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살짜기 열어보세요
난 부끄럼 타는 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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