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詩 김설하

좋은 시/김설하님 시 2009.01.06 15:55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詩 김설하


아물지 않은 상처를 뜯어내며
덧나지 않게 연고를 발라도
마음 할퀴고 간 눈물의 잔해
말 못할 사유가 가슴속 웅덩이 빼곡하게 찬다

잃어버린 것을 잊으려고 애써도
세포마다 세뇌된 기억처럼 지워지지 않고
얼룩진 원고는 버리고 나면 소멸하지만
슬픔의 안개등 켜지는 감추려고 덮은 망막

지울 수 없어서
묻어두어야 한다기에
공기와 빛의 정적에 몸을 부리고
텅 빈 방안 덩그러니 걸린 정물에 가뒀다

염탐하듯 억새 우는 강변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들처럼 흔들리고 그들처럼 서걱대다가
퇴색한 벽면에 걸어둔 그림을 떼어내며
이름 없는 무덤 거기께 풍경으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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