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가는 당신께(秋) -詩 김설하

좋은 시/김설하님 시 2009.01.06 11:47
멀어져가는 당신께(秋) -詩 김설하

볕이 무심히 드는
툇마루가 빤히 보이는 담장을 끼고
숲으로 가는 길
구절초. 과꽃. 뚱딴지 꽃이 늙었습니다

폭설이 내려도 무사할
갈참나무 숲과 소나무 숲으로
찬바람이 휑하니 시찰을 나와서
마른 잎을 염탐합니다

저무는 해를 배경으로 헐렁해진 산
늦된 나무만 스산한 숲을 읽고
우수수 쏟아진 낙엽이 수런대며
마지막 안간힘을 씁니다

소란했던 들판이 텅 빈 지금
산 밑은 온통 바스락거리는 것들뿐인데
뒷모습 보이지 않게 멀어져가는 당신께
아프다 말 못하고 가슴 시려요

이 너른 세상 어떻게 살라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잊은 채
떠난다는 말도 없었으면서
추억만 남겨놓고 가실 줄 진정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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