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땅끝에 서다 -詩 김설하

좋은 시/김설하님 시 2009.01.06 11:44
저물녘 땅끝에 서다 -詩 김설하


앙감질로 오르던 유년의 성당 종소리
달팽이관을 적시며 여운으로 밀려오고
물수재비 뜨던 그 애의 터진 손등처럼
붉은 노을이 동공에 차올라
땅 끝 딛고 서 있는 발채가 뜨겁습니다

파르르 경기를 일으키며 갈대가 울고
고기잡이 나갔던 어선은 돌아오는데
바람 따라 나선 철새는 오리무중이구요
멀리서 해 떨어지는 소리 곧 섬을 넘는다고
어둠을 밀며 충혈된 하늘이 통곡합니다

만선을 알리는 긴 뱃고동이 바다를 흔들어도
한 점 섬은 말이 없고 파도는 출렁거려
설운 하늘 저 홀로 울다 지쳐 붉어졌노라고
수평선 저 끝에 걸려 각혈토해도
미련 없이 해는 어둠속으로 걸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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