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詩 김설하

좋은 시/김설하님 시 2013.01.08 05:54
먼 훗날 -詩 김설하

먼 훗날 누가 물으면 할 말이 있네
살아도 산 것이 아니듯 부족함에 목말랐고
가슴에 품었던 소망도 하나씩 허물어졌고
바람 잘날 없이 가지가 흔들리고 꺾이며 살았네
자고 나면 하나씩 사라지는 꿈
분주히 살아낸 저물녘엔 슬픔도 야위어 어둠에 묻히면
삶의 무게에 눌린 어깨를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네

눈물을 차마 내놓지 못하고 숨겨둔 가슴 속에는
참아낸 만큼이나 슬픔이 많아 
작은 흔들림에도 나약해져 출렁거렸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어울려 지내온 시간이 낙엽처럼 쌓였고
불멸의 밤마다 가슴을 파헤치며 아팠는데
버리고 싶고 잊고 싶어도 가시처럼 박혀버렸네

인생은 구비 구비 여러 갈래의 길
숱한 날 허무로 흔들렸고 자주 방향을 잃었지만
그 때마다 말없이 지켜보는 눈과 따뜻한 목소리
다정하게 감싸며 진정으로 잡아주는 손길
오래전부터 내 곁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네
지독한 몸살을 겪으며 지켜온 세월은 한편의 영화
먼 훗날 내 목숨 거두어야 하는 날 말할 것이네
고마운 당신이 있어 참 좋았다고
내 삶의 배경이 된 당신이 있어 나 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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